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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표 '마을 만들기'에 '바르게살기', '새마을운동'도 한마음고양시 세자매 같은 비극 없도록 '이웃 돌보는 마을'

   
▲ 종로구 교남동 홍난파 가옥© News1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가면 주민과 공무원, 진보와 보수, 다양한 종파의 교회가 함께 만드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교남동에서는 학부모들이 주축이 된 마을만들기 모임과 '바르게살기', '새마을운동' 등 기존의 지역단체가 한마음이 돼 협력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교남동은 서대문 성곽 아래쪽에 위치한다. 서울성곽과 홍난파 가옥, 3·1운동을 처음 세계에 알린 일제시대 가옥 딜쿠샤 등 오랜 역사문화자원을 가진 동네다.


◇ 고양시 세자매 같은 비극 없도록 수시로 이웃 찾아가 살피는 마을

최근 2년간 반지하방에 방치돼 영양실조 상태로 발견된 고양시 세 자매 이야기는 부모가 아니면 누구도 돌보지 않는 비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교남동은 '고양시 세 자매'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주민네트워크가 꼼꼼히 챙긴다.

교남동 마을복지회는 동 주민센터로부터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의 명단을 받아, 수요를 파악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속하지 않아 명단에서 빠진 이웃들은 '바르게살기'나 '새마을운동'같은 오래된 지역단체의 도움을 받아 돌본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센터 주변의 소외이웃을 챙기고, 교회는 교회 인근, 통반장들은 각자의 구역 내 이웃들을 찾아가 살핀다. 자주 연락하고, 이불나 반찬 등을 가져다주며 문제는 없는지 파악한다.

교남동 표 '복지'는 자신과 가까이 있는 이웃 한두 명이라도 꾸준히 신경 쓰고 돌보는 게 핵심이다.

37년째 교남동에서 살며 17년간 지역활동을 해온 바르게살기 위원장 박명화(55·여)씨도 마을공동체 일에 적극적이다. '바르게살기'나 '새마을운동'처럼 오래된 지역단체들은 옆집 일을 속속들이 아는 지역전문가의 모임이다.

박씨는 "같은 동네인데 단체이름이 뭐가 중요하냐"며 "어느 단체 소속이든 상관없이 우리 동네를 살기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년 김장봉사를 해온 새마을부녀회는 지난해 교남동 텃밭에서 키운 배추로 김장을 해 이웃과 나눴다.

교남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김원경씨는 "공무원들이 나서서 하는 일은 기계적"일수 있다면서 "교남동 마을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많이 아파 병원에 가야했는데 지나가던 주민이 태워줘 병원에 간적도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공무원이 주민 차를 얻어 타고 병원에 간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벽없이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며 "마을 만들기 역시 행정기관이 관료적으로 접근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남동 통반장들과 4개교회가 함께 꾸린 '교동협의회'의 김종윤 목사는 "종파는 다르지만 이웃을 돌봐야 한다는 데는 한마음"이라고 말했다.


   
▲ 교남동 마을 계단 '한양도성 가는길'© News1

◇ "47년간 살아온 마을 아들딸에게도 물려주고파"

교남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정민(47)씨는 교남동 마을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다. 2010년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교실 도배를 함께하며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순 없을까' 머리를 맞댄 게 시작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집 환경을 개선하고, 골목길을 안전하게 만들고, 혼자 사는 노인들을 찾아가 문풍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김씨와 주민들 15명은 스스로 주위를 돌아보고 돌보자는 취지로 2011년 7월 마중물 복지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노후한 계단에 벽화를 그리고, 주말에는 낡은 이웃의 집에 모여 도배를 한다.

이외에도 ▲한부모가정을 위한 공부방 ▲도시텃밭 ▲마을경로당 쉼터 ▲북카페 ▲문풍지·방충망 봉사단 ▲한양도성 가는 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평상 놓으니 담배 피우던 학생들 줄어…."

골목 어귀에 설치한 마을평상 6개는 자연스럽게 방법초소 역할을 하고 있다. 골목에 숨어들어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동네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얼마 전까지 동네에서 옥경이 슈퍼를 운영한 장순필(44)씨는 틈틈이 시간을 내 동네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혼자 9살과 12살의 딸을 키우는 그는 "이웃과 눈 맞추고 어울려 사는 정겨운 마을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던 슈퍼 자리에는 현재 편의점이 들어서있다.

교남동은 행촌동을 제외한 전 지역이 뉴타운으로 지정돼 4월 철거를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3월 2일까지 1차 이주를 마쳐야 한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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