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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태 성희롱 관련해 기자에게 전화해 "피해자 꽃뱀주장도"고종석 비롯해 극소수 인권운동가들 피해여성 2차가해 심각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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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1  20: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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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쓰지 않으려다가 씁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한 남성 인권운동가와 통화한 내용이지만 설마 인권운동단체에서 "피해자가 꽃뱀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그동안 성범죄를 바라보던 태도와는 전혀 다르군요 -기자주-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냈던 고은태 중부대 교수가 카카오톡을 통해 알게된 엠네스티 회원인 20대 여성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건이 알려지자, 고종석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으로 2차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종석 전 기자는 "혐오스러운 트윗"이라며 피해여성의 트윗을 올리면서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올린 '야한' 내용의 트윗"을 리트윗한했다. 이어 "쉰다섯 되기까지 겪은 경험으로는, 세상일이 반드시 겉으로 보이는 바 그대로는 아니더라. 특히 사적 일들은. 매서운 선악의 잣대는 이 경우에 무용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피해여성은 "옛날 트윗 알티 하지 말라구요. 무슨 의미로 하는지 다 알겠으니까", "진짜 울고 싶다. 존경하던 사람이 내 옛날 트윗 알티하며 조롱하고 있다"며 항의했고, 고씨는 "자꾸 2차 가해 어쩌구 하시는 분들은 제 판단력을 의심해 봐라. 이 사건의 피해자가 강인하고 리버럴하며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리트윗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의 '폭로' 자체를 비난하는 트위터리안도 있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문제 제기는 네가 이러는 거 불쾌하다. 라고 하는 수준이면 됐다"며 "왜 폭로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엠네스티 회원출신인 트위터리안 Y씨는 "가해자로 지목된 고씨와 상대방은 아무런 권력관계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문자나 카카오톡 등으로 거절에 메시지를 하지도 않고 폭로라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운동판에 평소 알고지내던 일부 인사들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고은태 관련 기사를 작성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다섯통이나 온 전화중에는 "피해자의 과거 트윗을 보면 원래부터 이상한 사람이라 꽃뱀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을 서슴없이 던지기도 했다.

극소수이겠지만 이러한 일부 인권운동가들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가해자인 고은태 교수가 이미 부적절한 언행을 인정한 마당에 피해자 중심주의는 내버려둔채 일방적으로 "피해자는 과거 야한 글들을 많이 리트윗하던 사람이었다"거나 "D/S관계를 언급했는데 에세머를 차별하는 발언이다"라는 성적취향 문제까지 제기하며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양비론을 펼치고 있는 것.

이는 민주노총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과 양상이 비슷하다. 2008년 민주노총 조합원 성폭행 미수 사건에서도 당시 지도부가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다 논란이 일었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엠네스티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으나 고 교수의 평판을 신뢰하는 일부 인권운동가들이 암묵적으로 피해여성에게 2차가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인 고은태 교수가 엠네스티에서 어떠한 직책도 없었고, 그렇게 때문에 일반회원이었던 피해여성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수 없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성희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인권운동판에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필자는 특정인에 대한 뒷담화와 마녀사냥, 그리고 왕따와 사회적 매장이 심한 곳으로 인권운동판과 시민사회단체를 이야기 한다. 뒷담화의 희생양이 되어 단체를 떠난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단체나 개인을 '무식'하다고 비난하며, 감정의 골로 이어지는 경우가 어디 한둘인가? 스스로는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최소한 대다수의 인권운동가들이 '평판'이나 '남의 이목'에 눈치를 보지 않는가? 정말 소신있게 말하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말을 못하지 않았던 적은 없는가? 자신은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일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주변 동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적은 없는지?

그렇게 폐쇄적인 인권운동판에서 한 20대 인권운동가가 받을 위압은 단순히 시민사회단체의 상하부 활동가들의 갈등 뿐만 아니라 평판과 뒷담화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을 갖을수 있다. 설사 고은태 교수에게 그런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피해자는 그러한 불안감을 가질수 있다.

학교 내부의 비리를 사회에 고발한 학생에게 "왜 학교에 먼저 말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는 선생님. 수개월간 임금체불이돼 노동청에 고발한 근로자에게 "힘들면 회사에 말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사장의 모습이다. 그리고 해당 피해여성에 따르면 고은태 교수에게 분명한 거절에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만약 인권운동단체 내부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면 과연 그들은 당당하게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을까? 필자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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