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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한옥지킴이 "서민유형 한옥마을 방치되고 있다"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
서울연구원 인문학강의 '서울이야기'서
  • 맹하경 기자 / 뉴스1
  • 승인 2013.07.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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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시 인재개발원에서 서울대 국어교육과 로버트 파우저 교수가 '서울의 오래된 골목 이야기'란 주제의 강의를 펼치고 있다. © News1

파란눈의 한옥 지킴이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국어교육과)교수는 아름다운 한옥과 골목길을 지키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서민 중심 유형의 한옥 마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6일 오전 서울시 인재개발원 숲 속 강의실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서울이야기'에서 “종로구 익선동과 창신동 등 서민 유형 한옥마을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오래된 골목길 이야기'란 주제의 이날 강의에서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편파적 지원이 문제"라고 말했다. 2008년 서울시가 재개발을 무산시키고 한옥 보존 중심의 지구단위 계획 작업을 착수한 서촌에 대해서는 "미관상 예쁜 마을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며 난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광화할 가치가 있는 특정 지역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살고 있는 골목 인프라와 주택 개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종로구 교남동은 역사 속으로… 대구 남산동은 한옥 마을 있는지도 몰라

파우저 교수는 충분히 보존할 가치 있지만 무관심 속에 사라져간 동네로 교남동을 꼽았다.

"교남 뉴타운 건설과 함께 오래된 골목길을 허무는 철거 공사가 진행중이다"며 "서울의 역사를 담고 있는 교남동의 골목길이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 남산동의 한옥마을에 대해서는 "대구 시민들도 한옥 마을에 대해 모르고 있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는 1700채의 한옥이 있어 서울 종로구의 서촌(900채)과 북촌(660채) 한옥을 모두 합친 규모와 비슷하다. 남산동 지역은 조선시대 때의 골목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한데 대구시에서 주차장이나 텃밭으로 바꾸고 있다"며 저평가 되고 있는 서민 중심 유형 마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관심과 보존 필요한 서민 중심 유형 마을 ‘익선동·창신동’

종로구 익선동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때 정세권 문화활동가가 도시형 한옥으로 계획·개발한 지역이다. 파우저 교수는 "일자형 한옥을 포함해 여러 주거형태와 오래된 골목이 있는 동네"라며 익선동을 소개했다. 현재 익선동은 종묘와 인사동 등 인접 지구단위 계획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한 재개발과 함께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등 오래된 집과 길이 철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골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볼 땐 오래되고 아름다운 골목이며 이것도 역시 역사적인 산물"이라며 관심과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민 중심 유형 마을 보존의 성공적인 예로 일본 교토의 니시진을 들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기모노 옷감을 만드는 니시진에 준공업 산업과 다양한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공간보다는 지역 상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모노 산업 종사자들도 아직 남아있고 역사적 경관이나 분위기도 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흥미로운 과제로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꼽기도 했다. 그는 창신동을 "오래된 서민 동네이면서 20세기의 모든 주택형태가 있는 대형 주택 박물관"이라고 표현했다. "뉴타운 추진 영향으로 지역이 많이 낙후되어 있는데 서울시와 어떻게 소통해서 극복할 것인지는 재미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동양어문학 석사, 아일랜드 트리니치대 언어학박사로 일본의 교토대와 가고시마대를 거쳐 2008년 초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됐다. 1980년대 초 어학연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고려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1988년 종로구 혜화동 한옥을 시작으로 2010년 계동, 지금은 체부동의 한옥에 살고 있다. 추억과 역사를 품고 있는 한옥의 매력에 빠져들어 줄곧 한옥의 재생을 주장해 온 그는 무차별적인 개발로 사라져가는 한옥과 오래된 골목길을 지키기 위해 2011년부터 서촌주거공간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한옥지킴이이다.

   
▲ 한옥과 골목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로버트 파우저 교수. © News1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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