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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원감독의 <명왕성> GV앵콜상영-복사골시네마기득권의 수법을 학습하세요.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 및 연이은 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명왕성>이 9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부천영상미디어센터 복사골시네마에서 GV앵콜상영을 한다. (무료상영)

이 영화는 한국의 입시지옥을 빗대어 현재 한국사회의 기득권이 행하는 악행과 특권을 은유한다.
그리고 악행과 특권은 그 반대쪽에게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기득권이 될 수 있을까?

영화 <명왕성>에는 밑천 없는 자가 기득권에 편입되기 위해 행해야할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영화는 열아홉살의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기득권의 권력에 대한 영화이며, 동시에 열아홉의 고등학생을 교육시키는 기성세대에 관한 영화이다. 그러나 무산자가 기득권이 되는 길은 녹녹치 않다. 기득권의 길은 알려진 듯 숨겨져 있으니까. 그렇다면 기득권의 비법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그런데 이 영화는 흥행의 비법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우선 제목이 그렇다. <명왕성>은 대중에게서 흥미를 유격시키는 타이틀이다. 내용과 주제를 함축하여 줄거리를 추축하게 하지 않는다. 가령 <애마부인>같은 경우가 무릎을 치게 한다. <명왕성>이라는 제목에 흥미를 느끼자면 이 행성이 공전궤도가 다른 행성들과 다르고,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태양계에서 퇴출당한 행성이며, 그 배후에는 구대륙 유럽과 신대륙 미국 천문학계의 갈등도 작용했으며, 가장 먼 곳에 있는 행성답게 그 이름도 저승의 신의 이름을 따서 ‘Pluto' 즉, 명왕(冥王)이라 하였다는 배후 지식까지 있어야 하는데 바빠 죽겠는 현대인에게는 얼토당토 않다. 현대의 대중들에게 ’모른는 것은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이다. 영화 안에서 설명할 이유를 영화 바깥에서 설명하려하니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명왕성의 이름이 의미하듯, 이 영화는 어떤 죽음에 대한 추리로부터 파생되는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분류할 수 있으며, 고전적 장르영화의 기법을 충실하게 따른다. 영화의 미장센은 히치콕의 현기증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과감하지 않으나 단단하게 구성되었고 극의 클라이막스까지 몰입감을 유지시켜준다. 스토리 또한, 입시에 남은 인생의 성패가 달렸다고 믿는 영악하고 재능있는 기득권 우등생들의 뒷통수 가격수법들을 잘 조직해 놓았다. 이러한 상위 1%의 기득권 우등생들의 미래가 우리 사회를 재단하는 법조, 정치, 경제계의 지도층이라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들도 우리가 처한 현실과 깊이 연관된 것들이다. 입시합격률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타살이 분명한 사건을 적당히 무마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교장의 모습이나, 우열반의 차등을 두고 학생의 계급이 나뉘어지는 상황 등은 애써 외면하려해도 피할 수 없는 경쟁사회의 불평등을 통렬하게 까발린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다.

그러나 경쟁은 관전할 때 재미있는 것이고, 경쟁의 내부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이미 그 경쟁에서 마저도 소외되어있는 자기 현실을 각성한다면, 이 영화는 끊임없이 불편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학교는 더 이상 자기 가치를 계발하거나 친구들의 유대가 형성되는 곳이 아니다. 문제풀이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같은 내용을 공부하면서도 절대 서로를 친구라 부르지 않는다. 학교는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고, 희망을 키워내는 터전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너무 낭만적인 착각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요점을 정확하게 짚는다. 경찰서의 취조를 받으면서도 그들이 하는 말은 ‘내일 모의고사 날이에요 망치면 책임지실 거에요?’라며 당당하게 형사를 꾸짖는다. 그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아쉽게도 영화<명왕성>은 클라이막스에 도달한 이후 갑자기 추동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것은 이 영화가 현실의 문제와 모순을 매우 예리하게 포착하고 집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가진 한계 또한 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와 모순을 풀어낼 해법이 없듯이 이 영화도 해법의 지점에서 갈 길을 놓쳐버린다. 현실을 딧고 일어선 영화가 현실감을 상실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현실성을 최대한 보존하고 유익함을 추구하는 방법은 있다. 기득권의 수법을 전승하여 스스로 기득권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이다. 기득권 진입을 원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영화를 역이용하여 합리적인 공식을 추론할 수 있을 만큼, <명왕성>은 그 수법에 대해 치밀하게 묘사해준다. 기득권과의 관계와 거래에 대해서 고찰할 수 있다.
기득권 되기,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쯤에서 멈추는 게 적절한지, 자기 방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

 

   
 

제63회 베를린영화제 특별언급상을 수상, 제1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영화평론가 심사위원상 인디펜던트 부문 수상 또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초청 받아, 관객 및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 감독은 “교사 생활을 하면서 입시 때문에 자신의 진짜 재능을 잃어버리는 학생들을 많이 봤다”며 “이 소재로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1%가 나머지 99%를 지배하는 구조는 사회나 학교나 똑같다. 상위 1%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정의하는 우리 사회에서 함께 생각해 봄직한 이슈를 던지고 싶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어른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외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신수원이 감독하고
독립영화의 문근영이라 불리는 김꽃비가 기득권의 커넥션을 해체하려는 해커로 출연한다.
그리고 이다윗, 성준이 주연을 맡았다.

   
 

청소년이 주인공으로서 청소년이 볼 수 없는 등급을 받았다고 화제가 됐던 이 영화는 결국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었다.

애초부터 현재의 한국사회와는 불화할 수 밖에 없는 한계에서 출발했던것 같고, 여러 이유로 개봉과 동시에 흥행과는 멀어졌던 점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불화와 실패를 겪은 후의 GV앵콜상영!
영화 상영 후 마련된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9월 독립영화 정기상영회 <명왕성>
상영일시 : 9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장소 : 복사골시네마(60석) / 선착순 무료입장
상영정보 : 신수원┃2013년┃드라마, 스릴러┃107분
명문사립고 1등 유진이 시체가 발견되면서 서서히 들어나는 학교 학생들의 잔혹한 이야기.
한국입시지옥의 현주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영화. 교사출신 신수원 감독이 연출하여
현재 한국사회의 학교의 모습들을 생생히 담겨져 있어 많은 공감을 산 작품.

※ 201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특별언급 수상


신수원 감독의 전작으로는 <레인보우>, <가족시네마>, <명왕성> 등이 있다.

최병인 기자  alta1895@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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