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교육·가정 박정원의 생각창고
상식을 뒤엎는 고려대 H 교수 해임 사건

50대 여성, 그것도 교수보다 연상의 여성이며, 동료 교수의 누나인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고려대로부터 해임된 H 교수 사건이 2년 만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실에 대해 "50대 여제자의 거짓 성추행 주장으로 해임된 교수?"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이 사건에 새삼 관심이 가는 이유는 석연치 않은 고려대 측의 해임 과정과 함께, H 교수가 제기한 해임무효 소송에 대해 고려대 측이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단 해임 과정까지의 조사와 사법적 처분 결과를 볼 때, 해임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H 교수가 고려대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날짜는 2013년 2월이다. 그런데 이미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12년 9월에 검찰은 H 교수의 성추행 부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 그럼에도, 고려대 총학생회, 일반대학원총학생회 등 10개 학내 단체는 H 교수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후 H 교수가 피해자라 주장한 여제자와 함께 교수를 포함한 3인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바, 검찰은 2012년 12월 말에 3인을 모두 약식기소했고, 재판부는 2013년 1월 16일에 약식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가 해임일자인 2013년 2월 8일 이전의 일로, 언론 보도와 법원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기록들이다.

2012년 2월에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성추행이 신고되고, 2012년 4월에 여제자는 성추행 혐의로 H 교수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고, 이후 피해자라 주장한 여제자는 고등검찰청에 항고도 하지 않았다.

결국 성추행 혐의는 불기소 처분으로 끝났고, 오히려 피해자라 주장한 사람과 동료 교수를 포함한 3인이 명예훼손과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바, 검찰은 이를 기소했으며, 법원은 약식명령을 통해 범죄임을 선고한 것이다.

그런데 학교는 이를 몰랐는지, 이듬해 2월에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H 교수를 해임했다. 이미 2012년 9월에 성추행 부분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해임은 상식적 측면에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런 사법적 절차가 있었음에도 학생들까지 나서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은 너무도 이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처지가 뒤바뀐 3인에 대한 재판은 현재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재판 기록을 살펴보면 2013년 4월에 시작한 재판인데, 그동안 다섯 차례나 불출석한 증인이 있다. 이러니 제대로 진척될 리가 없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고려대 측은 H 교수가 제기한 해임 무효 소송에 대형 법무법인을 고용해 대응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H 교수가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을 학교 측이 굽히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런 학교 측이 막상 최초 성추행을 주장했던 여제자가 2012년 2월에 녹음했다는 파일과 2012년 3월에 촬영했다는 동영상 파일은 법정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성추행 논란 이전에 재임용 심사위원이었던 H 교수는 동료 교수 논문의 표절 등을 문제 삼아 이의제기를 한 전력이 있다. 해당 동료 교수는 최초 성추행 피해를 주장했던 여제자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으며, 이후 여제자는 H 교수를 거쳐, 다시 지도교수를 변경한 지 약 한 달 만에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H 교수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한 3인 중의 한 사람이 해당 교수이며, 학교 측은 이 논문을 특허 준비 중이라는 이유로 도서관에서도 열람할 수 없도록 비공개 처리했다.

   
▲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 내 게시물 캡쳐

또한, 당시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주도한 사람 중 학부 총학생회장은 하루 평균 방문자 45,000명, 하루 평균 페이지뷰 100만 건을 자랑하는 고려대학교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의 운영자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저히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고려대학교 내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바, 고려대 양성평등센터는 시간강사 2명에 대해서도 '강의 영구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한다.

적어도 대학이라는 공동체가 이런 객관적 현실을 외면해도 되는지 의문이 드는 가운데, 피치 못할 사연이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심히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정원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