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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떠밀리고 있는 우리 농촌을 지켜온 장인들
  • 김성훈 NewsKing 발행인
  • 승인 2015.10.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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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촌에 다녀보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전국에서 이름난 음식명인이 만든 전통장이 유통 편의를 위해 멸균처리한 국적 불명의 장에 떠밀리기도 한다. 저가경쟁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음식명인이 정성껏 담근 간장이 산분해 간장과 구분되지 않고 같은 간장인 양 가격경쟁을 벌이는 웃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덕분에 2만 원 받던 전통장 가격이 6,000원대로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식문화가 지닌 역사와 전통에 자긍심을 지니지 못하는 오늘날 한국인들이 빚어낸 가슴 아픈 비극이다. 간장과 간장 맛 첨가제를 구분하지 않는 우리 법은 돈 많은 기업 편이다. 수입 유전자조작(GM)콩으로 장을 만드는 기업들이 직접 콩을 생산해서 장을 담그는 농촌 장인들의 몫이던 학교급식 시장마저 빼앗았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 역시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옥상옥 하청구조만 만들 뿐이다.

지난해 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최고의 농촌 체험마을 또한 어렵긴 마찬가지다. 세월호 메르스에도 불구 연간 체험객 수가 3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체험단가가 너무 낮아 운영위원장은 월급을 생각지도 못하는 처지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공사업에 뛰어들었건만 점점 불어나는 시설비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상인들 눈에는 가공식품 원료가 수입한 것인지, 국산인지 의미가 없다. 오로지 싸고 마진이 많으면 된다. 이렇다 보니 어렵사리 자부담을 떠안고 정부 지원을 받아 가공시설을 짓고 제조허가를 받아 가공품 생산에 나섰지만, 판로가 없어 중간상인들에게 50%가 넘는 마진을 챙겨주고 원가도 건지기 힘든 선도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시설이 없어 건강원에 부탁해서 적잖은 대가를 치르고도 제 농장 이름 제대로 붙여 판매에 나서지 못하는 농가들 또한 부지기수다.

우리나라 1인당 농촌관광 지출금액은 교통비를 제외하고 75,000원 선이다. 이중 식대가 40,000원, 숙박이 20,000원, 체험 3,000원 농산물 구입 9,000원이다, 그나마 숙박과 음식점이 돈이 된다는 얘긴데 우리나라는 음식점과 숙박을 일찌감치 농업 영역 밖으로 몰아내 돈 있는 사람들의 돈벌이로 삼은 지 오래다. 때문에 농촌마을 사업에선 식당이나 숙박이 금기의 영역으로 오랜 기간 존속해 왔다. 가공사업도 그리 다르지 않다. 농산물 생산이 아닌 농촌관광을 농업의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있는 선진국과는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 이러다 보니 농촌과 농민은 돈 벌 수 없는 틀에 갇혀 버렸다, 여기다 봇물 터지듯 매년 늘기만 하는 무관세 농축산물 수입은 농촌에서 살고자 하는 의욕조차 상실케 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최고의 농민들이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갈수록 줄어드는 수익에 힘겨워하고 있다. 지나친 시장개방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전국 농촌을 뒤덮고 있다.

지방의 어느 마을에 들리니 한때 학생들로 북적이던 마을 체험관이 세월호에다 메르스 여파로 이제 흉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마을 운영위원장이 어찌하면 체험관을 되살릴 수 있겠냐며 절박한 눈빛으로 묻고 또 묻는다.

어느 농촌 아주머니는 조카, 자식을 승계농으로 삼은 뒤로 어떻게 해서든 후세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전하기 위해서 밤잠도 설쳐가며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 몇 년 전 그 인자한 웃음은 사라지고 눈에 핏발이 섰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인과 명인들이 자본에 떠밀리고 도시 이기에 주눅들어 푸대접받고 있다. 그들을 보는 내 마음은 계속 울고 있다. 속이 불편하다.

그럴 때마다 개업한 지 6개월 동안 손님을 받지 못해 망해가던 마을부녀회 운영 음식점이 기사회생해서 요즘은 점심식사만 파는데 월 3,000만~4,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연을 전하며 희망을 잃지 마시라고 말씀드린다.

그러면 우리 농촌을 지켜온 장인들의 얼굴에서 어느덧 미소가 배어난다. 그 웃음이 바로 내가 독하게 살아야 하는 까닭임을 되새기며 또 다른 길을 나선다.

지금 우리 농촌은 겉모양처럼 넉넉하거나 여유롭지 못하다. 재벌조차 껄끄럽게 생각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반기는 이들은 농촌의 눈물이 곧 도시의 절망, 그리고 한국의 고통으로 번져 나갈 것이란 사실을 정말 모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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