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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의 힘을 보여 준 민중총궐기민중총궐기 성공을 뒤집으려는 보복·탄압 당장 중단해야
  • 블로그 변혁 재장전
  • 승인 2015.11.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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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백남기 님이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백남기 님에게 닥친 비극은 이 나라의 국가기구 안에 자신들의 정책 방향과 목표를 위해 사람의 생명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조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 비극은 여러 가지 점에서 ‘예고된 참사’였다. 반대와 저항을 짓뭉개버리면서 노동구조개악, 국정화 강행 등을 밀어붙여 온 박근혜 정부의 무리수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정부, 공안당국, 언론과 방송이 대대적으로 조성한 적대적 분위기는 뭔가 불길함을 떨치기 어렵게 만들어 왔다.

정부와 우파 언론은 이미 시작 전부터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을 ‘혼이 비정상인 올바르지 않은 국민’으로 낙인찍고 있었다. 5개 관계부처 합동담화문은 증오심과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경찰은 계엄령 전단계라는 갑호비상령을 발동했다.

최고 권력자로부터 내려오는 이런 ‘기운’은 말단 국가기구에서 적나라한 형태로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특히 상명하달과 충성심으로 유지되며, 폭력을 통한 지배를 관철하는 국가기구인 경찰은 ‘종북좌파 전문시위꾼’을 인간이 아니라 물리적 제거 대상으로만 봤을 것이다.

이것 말고는 경찰이 60대 노인을 겨냥해서 독성 화학물질을 섞은 물대포를 그런 거리에서 그런 강도, 각도, 지속시간으로 쏜 행위를 설명할 길이 없다. 물론, 이런 부작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살인적 강경진압을 독려하게 된 배경도 봐야 한다.

이 정부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1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왔다. 그래서 다소 늦춰진 계획들을 서둘러 처리해 왔다. 특히 진보당 해산 이후 정부의 드라이브는 점점 가속도를 높여 왔다. 지리멸렬한 야당, 사분오열 속의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이 정부와 집권당의 자신감을 높여줬고, 다가오는 총선이 조바심을 부추겨 왔다.

‘민중총궐기’는 이 돌진 과정에서 등장한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정부와 우파는 속도와 열기를 높여가던 강공 드라이브가 ‘2008년 이후 최대의 집결’이라는 저항에 직면해서 주춤거리는듯한 모양새를 보여 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결국, 정부와 우파는 좌우 살펴볼 것도 없이 ‘돌격 앞으로’를 외쳐댔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모이고 싸워도 소용없다’며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 사람들에게 ‘괜히 이런 집회에 관심 갖고 참가하지 말아라’는 신호도 보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는 먹혀들지 않았다. 처음에 ‘10만 총궐기라고 하지만 설마 10만까지는 힘들 것’이라는 진보진영 내부의 예상은 점차 깨지기 시작했다. 결국, 10만을 훌쩍 넘어선 사람들이 서울 거리로 몰려들었다.

노동조합과 농민회,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소속 회원과 지지자들을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이 아니었다. 14일 거리에 나선 활동가들은 소속 단체가 없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드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며칠 전부터 ‘민중총궐기’를 비난한 우파적 언론과 방송의 보도가 오히려 홍보 효과를 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주류 언론이 아무리 외면해도 민중총궐기가 성공적인 대규모 집결을 이루어냈다는 진실이 달라질 수는 없다. 2012~13년 진보당 사태 등을 거치며 분열과 갈등을 거듭해 온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이 모처럼 힘을 모아서 단결된 운동을 건설하려 한 것이 성과를 냈다. 분열을 극복하고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대중행동을 건설한 것이 효과를 냈다.

몇 달 전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갖 공간에서 서명, 홍보하며 이날을 준비해 온 수많은 활동가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수배와 탄압을 무릅쓰고, 여러 압박 속에서도 투쟁을 호소하며 강렬한 투지를 꺾지 않아 온 민주노총 한상균 지도부도 크게 기여했다. 당일 날 비처럼 쏟아지는 최루액과 물대포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밤늦게까지 싸운 금속, 건설 조합원 등도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전히 아쉽고 부족한 점들도 많이 드러났다. 그동안의 분열과 갈등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많은 불신과 앙금을 남겨놓고 있었다. 충분한 의사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사항들도 있었다.

민중충궐기 행사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로, 경찰 차벽과 물대포라는 조건 속에서 어떻게 하면 시위대가 포위·고립되지 않고 더 효과적인 집회를 진행했거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집회의 요구를 알리고, 더 많은 지지와 동참을 끌어낼 수 있을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전술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지금의 탄압 조건과 운동의 역량이라는 제약 속에서 어떤 전술도 만족스럽지는 않아 보인다.

일부 의견은 구체적 조건과 맥락을 놓친 무책임하고 관조적인 논평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논쟁은 운동의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이 더 깊고 풍부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따라서 이는 단지 집회 전술에 대한 평가를 벗어나 더 장기적인 운동의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한 번의 효과적 집회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8년 촛불항쟁 때 6월 10일 1백만이 모인 상황에서도, 문제는 효과적인 집회 전술의 차원을 벗어났었다. 문제는 운동의 전략적 방향이었다.

당시, 그 엄청난 에너지와 자발적 열기를 더욱 발전·확대시키기 위한 방향과 민주적 구조의 형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된 방향은 ‘정치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그 에너지를 주로 선거 심판과 정권교체에 접목시키려는 시도였다.

물론 그것은 일부 필요하기도 했고 효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역효과도 있었다. 촛불항쟁에서 별 구실도 하지 못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고, 야권연대가 지상과제가 돼 갔다. 진보정당과 노동운동을 이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한 정치적 후퇴와 변질이 이어졌고 그것은 결국 종북몰이와 맞물리며 진보의 사분오열로 귀결되고 말았다.

다가오는 총선의 압력 때문에, 민중총궐기 이후의 방향이 이 경험을 답습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이어질 전교조 연가투쟁과 민주노총 총파업 등에서도 민중총궐기의 경험과 성과와 이번에 구성된 투쟁과 연대의 네트워크가 이어져야 한다.

진보진영이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단결하며, 기층에서 주장하고 토론하며 더 광범한 대중을 견인하면서 투쟁을 건설해나간다는 방향을 중심축으로 삼고, 이에 따라 다양한 전술과 총선 전술이 배치돼야지 그 역이 돼서는 안 된다. 이 속에서 진보 단체들 간의 우호적이면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진행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이제 민중총궐기에 대한 보복의 광풍을 일으키면서 집회시위에 대한 민주적 기본권을 더욱 제한하려 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들답게. 그래서 ‘거리정치’의 공간을 억누르는 한편 일부 ‘제도정치’의 공간을 허용하고, ‘종북’을 무기로 진보진영의 일부를 집중공격하는 반면 일부는 더욱 길들이려 할 것이다.

제도정치의 기울어진 경기장에서는, 지리멸렬한 야당과 사분오열된 진보가 결집 된 우파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이원집정부제 개헌, 반기문 대통령과 친박 총리 체제, 집권연장과 장기집권’ 시나리오가 불길하게 들리는 이유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우파의 결집도가 강해지고 무리수가 거듭되면서, 그들의 지지 기반은 축소되고 있다. 최근 국정화 반대 여론의 급증과 박근혜 지지율의 하락은 그것을 보여 줬다. ‘살인 물대포’가 보여주듯이, 그럴수록 박근혜 정부는 강제와 폭력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갈수록 이 정부의 강력함보다는 취약성의 증거가 될 것이다.

드라마 <송곳>의 명장면이 보여줬듯이, 우리가 굳게 단결해서 같은 요구가 담긴 조끼를 입고 무릎을 펴고 다 같이 일어설 때, 저들의 취약성은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다.

전지윤 / 변혁 재장전
http://rreload.tistory.com/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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