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정치·정당 박정원의 생각창고
부동산 - 국가의 직접 개입만이 정답이다전용면적 70.36m, 방 3, 욕실 2, 거실, 주방, 다용도실, 주차 가능 - 보증금 700만, 월세 30만 원?

모든 경제적 불균형과 경제 침체의 원인이 된 부동산 불로소득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단은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규제와 개입이다. 국토이용계획, 도시계획 등을 수립해 균형적 발전을 꾀하고, 건축 인허가 권한으로 난개발을 방지하는 등의 수단이 규제라면, 개입은 직접적 개입과 간접적 개입으로 나눌 수 있다.

토지은행, 공영개발과 공공주택 등은 대표적인 직접 개입이고, 세금, 대출 제한 등은 간접적 개입이다. 시장경제 측면에서 국가가 과다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국가는 주로 간접적 개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과열 등을 견제하게 되는데 이는 한계가 있다. 특히 도시 집중이 심한 한국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오는 말 중의 하나가 보유세 논란이다. 부동산의 매입 시점과 매각 시점 사이에 발생한 이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형태로는 부동산 투기와 과도한 임대료 수익 등을 줄이기 어려우므로 소유하는 동안 일정 세율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 보유세다. 백 번 찬성해도 부족할 것 같지 않지만, 왠지 이를 추진하지 못한다.

스마트폰 앱 '마이홈' 검색 화면 캡쳐 1

보유만 했지 수익이 없음에도 지속해서 보유세를 부과하게 되면 사실상 국가의 몰수가 가능해진다는 논리가 나름의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정책이 없는 건 아니다. 기업에 한한 것이지만, 비업무용 부동산에는 취득세를 중과하고 보유 또는 처분할 때 지방세 법인세 등 조세감면 혜택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금융상 불이익까지 가한다.

문제는 빠져나갈 틈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사업 목적을 바꿔 부동산임대업을 하면 비업무용 부동산이 아니다. 공장용지를 필요 없이 넓게 확보하는 방법으로 돈을 번 사례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아 기업이 기업 본래의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공장용지 이전으로 떼돈을 번 경우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사례 중의 하나다.

집이 아무리 많아도, 상가와 사무실이 아무리 많아도, 반 이상의 국민이 셋방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런 구조에서는 임차료가 결국 또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는 자금의 원천이 되고, 이 자금의 크기가 커질수록 국가의 부동산 정책은 더욱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한 번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사람들은 토지거래 허가 등 투기지역으로 묶어도 영원히 묶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갖가지 방법으로 확보부터 하고 본다. 억제하면 오히려 투기 수익이 크다는 것을 공증해주는 역효과까지 발생하는 형국이다. 강남 지역과 세종시 등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잠시 주춤할 뿐 가격이 내려갈 리도 없고, 투기 수요 또한 줄어들 리가 없다.

정권은 언젠가 바뀌고, 여론도 세월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많이 나오는 예가 건설경기 타령이다. 경제와 일자리를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은 언젠가 나올 것이 뻔하다. 결국, 부동산은 언제이냐가 문제지 결국 오른다는 게 부동산 투기꾼들에게는 헌법보다 더한 원칙이다. 그러니 이걸 알고 있으며, 자금력까지 겸비한 사람들은 명의신탁을 통해서라도 사둘 것이 뻔하다. 시장이 무엇인가? 수요가 있는데 공급이 뒷받침을 안 하면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한 곳이다.

임대업으로 바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익을 취할 수도 있다. 임대업도 사업이기에 엄연히 업무용 부동산이 된다. 자기 자식이나 지인을 업체에 취직시켜 급여와 비용 등으로 최대한 빼돌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인사가 심지어 건강보험료까지 편법으로 낮추는 어이없는 행태가 끊기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결국, 규제와 간접 개입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맘에 들든 안 들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국가다. 그런데 가장 큰 경제주체는 공공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공감대만 있다면 정부 재원은 막강한 동원력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세출 예산뿐이 아니다. 부동산 관련 공기업만 해도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럼 답은 이미 존재한다. 시장에 직접 개입하면 부동산 가격을 쥐었다 폈다 할 능력이 차고 넘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전에 "복지의 시작은 주거복지로부터"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인간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식주일 텐데, 요즘 입고 먹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이지만, 주거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거의 불안을 이용해 불로소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정상적 경제 또한 이뤄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공공임대주택 등의 시세와 기존 임대주택 시장의 시세 차이가 크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 가격에서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임대 기간도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소유자가 개인이 아닌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라는 장점도 있어서 순수한 주거 목적이라면 굳이 주택을 소유할 이유가 없다.

스마트폰 앱 "마이홈 - 주거복지 정보"에서 임대주택 찾기를 실행해 봤다. 서울시 전체, 임대 종류 전체, 주택 유형 전체, 전용면적 60~85m, 월 임대료 30만 원 이상을 조건으로 검색한 결과 269개의 검색결과가 나왔는데 이 중에서 서울시 서대문구 세검정에 있는 주택의 경우를 봤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입해 20년 임대하는 다세대 주택인데, 전용면적 70.36m, 임대보증금 6,922,000원, 월 임대료 306,340이다. 방 3개, 거실, 주방, 욕실 2개, 다용도실이 있는 규모다.

전용면적 70.36m(21.3평), 방 3, 욕실 2, 거실, 주방, 다용도실, 주차 가능 - 보증금 700만, 월세 30만 원

월 임대료 30만 원 정도를 내고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사는 사람이 쌔고 쌘 게 서울 중심부인데, 대통령이 사는 곳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안 떨어진 지역에 이런 주택을 그것도 20년 동안 장기 임대할 수 있다? 솔직히 검색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무주택자인지 아닌지 등 자격이 되어야 임차할 수 있는 경우이지만, 이런 조건의 주택이 많아지고 자격 요건이 완화된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를 알고도 주택을 큰돈 들여 소유한다는 것은 투기 소득을 노린다면 모를까, 정상적이 상황에서는 경제적 감각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다. 또한, 이렇게 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대하지 않는 정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답은 이렇게 이미 나와 있다. 공공이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해 공급을 인위적으로 확대하는 것만이 망국병이라 할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고 과다한 부동산 임대료 수익으로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경제 활력까지 떨어뜨리는 불합리를 없애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살고, 무엇보다 사람이 살 수 있다. 이게 정답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정원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