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국제·외교 박정원의 생각창고
미친 척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원칙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은 그냥 미친 짓…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치광이 짓을 하고 있다. 쌓은 이력 덕분에 이게 먹혀들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이게 나름의 효과가 있는지 언론들은 전략이라는 명칭까지 붙었다.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이다. 당장 북한 핵 문제와 한미 FTA 문제 등에서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려고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이 전략 아닌 전략은 미국과 트럼프를 공멸로 이끄는 진짜 미치광이 짓이 될 것이라는 게 나의 견해이다.

도널드 존 트럼프(Donald John Trump, 1946년 6월 14일 ~ ) 미국 제45대 대통령. (사진 출처: 위키백과)

예전에 페이스북에 간단하게 썼던 일화인데, 예로 들겠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얘기인데 나는 고교 밴드부에 속해 있었다. 하루라도 ‘빠따’를 안 맞으면 오히려 몰아서 맞을까 봐 불안하다는 철없는 집단이었다. 나는 후배들을 때린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원래 단체로 맞을 때 가장 못 맞는 사람이 첫 빠따를 맞는 게 좋다. 10대 때릴 거 5대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때리는 자의 불안 때문이다. 첫 번째가 적게 맞으면 나머지도 적게 맞는다. 공평해야 하니까.

그래서 엄살을 있는 대로 잘 부리는 놈이 나온다는 건 이미 1, 2학년을 거치면서 잘 알고 있는데, 예상대로 첫 번째 빠따를 맞으러 나온 후배가 한 대 때리자마자 난리가 났다. 곧 죽을 놈처럼 엄살을 핀다. 나는 한마디 했다. 나는 네가 첫 번째 엉덩이를 댄 그곳을 향해 내가 마음속으로 정한 숫자만큼 야구 방망이를 휘두를 테니 네가 머리를 들이밀든 허리를 들이밀든 그건 알아서 하라는 말이었다.

거의 눈을 감다시피 하면서 휘두르기 시작하자 한 번을 못 지나쳐 후배는 내가 혹시라도 다른 곳을 때릴까 봐 불안한지 잘도 맞춰 준다. 그렇게 한 번의 매질을 끝내고 나는 3학년 내내 한 번도 직접 때린 적이 없었다. 시쳇말로 후배들이 알아서 기었다. 이후 두 번 정도 집합을 시킨 적이 있는데, 한 번은 모이자마자 한 놈이 까무러쳐서 난리가 났고, 한 번은 행사 중 실수를 하기에 화가 나서 방과 후 행진곡 심사를 내가 직접 보겠다고 하자 2학년 전원이 담을 넘어 도망을 쳐서 학생부실에 전화를 걸었다. 나 때문에 학교 못 다닌다고 호소인지 협박인지를 하는 바람에 고생했다.

사람 때리는 거 나쁜 짓이다. 그런데 세상은 법대로만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관례 같은 게 존재하는 곳이다. 선배가 때리면 맞아야 하는 게 당시 고교 밴드부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관례였고, 나는 때렸다. 그런데 아주 원칙적으로 때렸다. 나는 정한 곳을 타격할 것인데 맞는 놈이 잘못 들이대서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건 네가 선택할 일이라는 게 당시 나의 원칙이었고, 이를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트럼프가 하는 우스운 짓에 대한 대응은 아주 원칙적인 자세 하나만 유지하면 된다는 뜻을 말하기 위해 길게 썼다. 미국의 운이 다 됐나?  싸움은 자고로 겁 많은 놈이 지는 법이다. 진짜로 미쳤다면 그건 미국 국민이 알아서 할 일이고…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정원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