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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작동하는 합리적인 규제자동차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세요

요즘은 거리에서 수입 자동차를 흔히 볼 수 있다. 국산 자동차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품질과 디자인 등으로 인기가 높은데 자동차 수입사들의 불공정 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똑같은 차종을 국외에서 살 때보다 가격도 비싼데 사후 관리 비용도 더 들 뿐만 아니라, 수입사들의 판매회사들에 대한 횡포도 심하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가 소비자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관련 비용을 판매회사에 떠넘기고, 기술, 영업, 마케팅, 시설 투자까지 상당 비용을 판매회사들에 부담시킨다고 한다. 공임 인상 담합, 법인세 탈루, 미인증 부품 장착, 허위광고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우디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으로 아예 판매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과징금과 추징액만 해도 수천억대에 이르렀는데, 이 모든 부담은 결국 소비자 몫이 된다.

그래도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우월심리 등이 겹쳐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판매 상황이 안 좋으면 모르지만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갑과 을의 입장이 분명해진다.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조건을 수시로 변경하고 판매 대수에 따른 성과보수 기준을 바꾸는 일을 반복해도 계약 관계에 묶인 판매회사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원래 제조사와 대리점 또는 수입원과 대리점 사이의 갑을 관계라는 것이 그렇다. 인기가 좋은 상품일수록 갑의 목에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수입차 업체들이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라는 점이다. 수입가격의 결정과 가격 정책 등에 대한 파악이 어렵고, 관리 감독도 국내 업체보다 어렵다.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한 국외 가격과 큰 차이가 난다고 해도 정부가 나서서 뭐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세금만 제대로 내면 국가가 개입할 틈이 거의 없다는 뜻인데, 이에 대해 공정위 등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예상하건대 어쩌지 못할 것이다.

안 팔려도 좋으니 이윤을 높게 붙여 팔겠다거나 수리비가 비싸서 고객이 선호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가격에 팔겠다는데 이걸 무슨 수로 막을 수 있는지 물어볼 일이다. 경영 투명화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이게 말이 쉽지 아무 때나 세무조사할 수도 없고, 심하게 하면 통상마찰로 불거질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자동차뿐만 이런 행태는 수많은 상품 분야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등 유명상표 상품처럼 소비자 선호도가 존재하는 한 수입사는 가능한 많은 이익을 보려 할 것이 뻔하다. 등산복 한 벌에 수백만 원 하는 현상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소비자를 탓할 수는 없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유독 강한 우리 사회이다 보니 피해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때 병행수입이라는 말이 있었다. 값비싼 상품들을 제조사와의 계약 관계가 없는 업체들이 해외에서 별도로 수입해 파는 방식이다. 이때 정식 수입사들의 대응은 사후관리 불가 등이 고작이었다. 고장이 잦은 제품은 그래서 구매를 망설이게도 되지만, 그런데도 지속해서 이루어져 지금은 아예 해외직구 바람으로 번졌다. 예를 들어 노트북의 경우 이제는 전 세계 보증 수리가 기본이 된 세상이다. 어디서 샀든 어디에서 고장이 났든 수리를 해준다는 게 관례처럼 굳어졌다.

자동차 또한 해외직구에서 예외가 아니다. 해외에서 구매해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다. 문제는 관세와 인증이다. 수입사는 제조사와 계약한 출하 가격으로 수입하기 때문에 그 가격에 따르는 관세를 내면 되지만, 소비자가 해외에서 자동차를 사 오면 소비자 가격에 관세가 부과된다. 당연히 높은 관세를 물게 되는데 그런데도 최종 지출액이 낮거나 특수한 자동차의 경우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입사들이 전략적으로 국내 판매를 하지 않는 차종도 있어서 특수한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심지어 국산 자동차를 역으로 들여오거나 중고 자동차도 구매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더욱 활성화되면 국내와 국외 자동차 가격 차이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 뻔하다.

이럴 때 관세도 문제지만 국내 인증이 더 큰 문제가 된다. 배기가스 기준과 안정성 인증 등 국내 자동차 등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자동차 등록을 할 수가 없다. 그럼 그건 자동차이긴 한데 운행할 수 없는 자동차다. 이게 규제의 힘이다. 그렇다고 이 규제를 풀어 아무 자동차나 국내 도로에 운행하게 할 수는 없다. 규제가 존재하면 분명히 그에 따라 특혜를 보는 곳이 있게 마련인데 수입 자동차의 경우는 수입사가 바로 그곳이다. 정식으로 인증받고 비싸더라도 사후 수리를 보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입 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제조사 자체는 똑같다. 굳이 예를 들자면 아프리카에서 산 벤츠도 중국에서 산 벤츠도 벤츠라는 얘기다. 그럼 이런 경우 합리적 규제가 되려면 수입사가 아니라 제조사에 사후 수리를 보증하라고 할 수 있다. 그걸 굳이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방법이 아예 없는 게 아니다. 해외직구 회사들을 정책적으로 키워 아예 부품 수입과 사후 수리까지 영역을 넓히도록 도울 수도 있다. 국내 인증이 가능한 자동차 목록을 공개하고 부품 수급의 기준도 정해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건 아무리 재조사라 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 해외직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전 세계 어디서든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에서 정품을 사서 국내에 들여오겠다는데 이걸 제조사 차원에서 막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며, 혹시 막고 나서더라도 상표 인지도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

글이 길어졌다.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규제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또한,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그에 상당하는 시장의 압력이 존재하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나라 공무원들이 이런 부분까지 신경을 쓸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가장 손쉽고 무책임하게 일하는 방법이 규제를 남발하는 것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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