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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총체적 파국보수를 자칭하는 정치세력의 재편은 예정된 미래

자유한국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아니, 파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북미 정상회담과 전당대회 날짜가 겹친 가운데 이번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폄훼 발언으로 말미암아 보수적이라 할 바른미래당까지 합세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하고 제명까지 나아갈 기세이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윤리위 제소를 위해선 현역 의원 2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현역 의원의 제명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들 4당은 12일에는 로텐더홀에서 공동규탄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압박에도 나설 방침이다. 의석수로만 보면 제명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버티는 경우 더 심각한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광주민주화운동은 국가가 지정한 기념일이다. 공당이 국가적 결정을 뒤엎는 모양새가 되면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건 상식이다.

지만원 씨가 주장하는 북한군 600명의 광주 개입설도 어불성설이다. 당시 진압군 병력만 수만 명이고 광주 바깥으로 나가는 모든 길을 통제한 상황이었는데 600명 중 단 한 명도 생포하거나 사살했다는 기록이 없다.

휴전선을 넘어 600명이 광주까지 왔다는 걸 믿을 사람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마당에 현직 국회의원까지 나서 이를 옹호하고 한발 더 나아가 유공자까지 매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바, 같은 당 광역자치단체장까지 나서 비판을 하는 모양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5.18 폄훼 등 최근 자유한국당 내 논란에 대해 "당 돌아가는 꼴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권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발 정신들 좀 차리자"라면서 "황당한 웰빙단식, 국민 가슴에 대못 박는 5.18 관련 망언, 당내 정치가 실종된 불통 전당대회 강행, 꼴불견 줄서기에다 철 지난 박심(朴心) 논란까지 도대체 왜들 이러냐"며 "지지율이 좀 오른다고 하니 오만, 불통, 분열의 고질병이 재발한 것인가"라고 적었다. 

전당대회의 경쟁이 과열되는 과정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도 못 채울 수도 있겠다”라고 발언한 것도 부담을 가중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9일 제주시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당 제주도당 청년위원회 발대식에서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면서 “한국당도 그런 때를 대비해 대체할 주자를 마련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중심제인 한국 정치권에서 대통령 임기를 건드리는 것은 일종의 ‘역린’이다. 사실상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올 게 뻔한 뇌관을 건드린 건 오 전 시장이 전당대회에서의 열세를 뒤집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자유한국당 전체를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현실로 볼 때 대통령 탄핵은 엄두도 낼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건 무능을 자백하는 행동이나 마찬가지인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도 읽지 못하는 감각도 모자라, 상식선을 넘어서도 한참 넘어서는 언행까지 남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바야흐로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를 자칭하는 정치세력의 재편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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