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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책임을 대남 라인에 묻는다?아무 의미 없는 추측성 보도

JTBC는 어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 협상 무대에서 "아웃"될 것이라면서 대남 대미 협상 라인에 대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김영철 아웃? '김 위원장 지시' 대남-대미 협상팀 교체 작업"]

취재 결과라고 분명히 적었으니 무슨 근거라도 있었을 텐데 “한 외교 소식통”이라는 언급만 하면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포함한 대남 라인 인사들이 모두 대상이며 특히 김 부위원장은 비핵화 관련 협상의 중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고 김 부위원장이 물러난다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대미 협상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하여 북한 내부에서 책임을 묻는 절차가 시작됐다는 게 주된 내용인데 김 부위원장의 측근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미 협상의 책임을 대남 라인에 묻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말이 안 된다.

지난 3월 10일 치러진 북한의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처음으로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외교 라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를 관장하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새로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주역으로 꼽히는 리병철 육군 대장과 군수공업부 부장 출신 리만건 당 정치국 후보위원도 모두 대의원 명단에 포함됐다. 각 분야의 균형을 갖추었다는 게 대다수의 평가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경우는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이 된 이후 이번 14기 대의원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그는 김정은의 측근이자 대표적인 보수 강경파로 알려졌지만 2018년 이후 남북미 화해 무드인 상황에서도 정보 라인의 책임자로 남북미 관계를 조율하는 인사로 지목되고 있다. 외교 라인과 정보 라인을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북한 내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1946년 량강도에서 태어나 김 부위원장은 1968년 인민군 소좌로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당시 군사정전위원회 연락장교를 맡는 것으로 시작해 1989년 2월부터 1990년 7월까지 조선인민군 소장, 인민무력부 부국장의 자격으로 남북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북측대표(1~8차)를 지냈으며 이후 지금까지 줄곧 남북 대화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6년 신설된 북한의 국가 최고기관인 국무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같은 보도에서 JTBC는 북한의 새로운 비핵화 협상 라인이 오는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전후로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으니 두고 볼 일이지만, 신빙성이 크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북 관계에서 특정 인물의 성향이 과연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철저히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것은 남북 관계에서도 변함없는 외교 원칙이기 때문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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