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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갈등 완화 더 미룰 수 없다10명 중 8명, 소득 격차 너무 크며 공정성에서도 부정적 인식 강해
  • 박정원 기자/편집장
  • 승인 2019.06.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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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소득 격차가 너무 크며 공정성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요약한 내용을 보면

첫째, 우리 사회의 계층갈등은 객관적 소득계층보다는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계층 간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계층갈등이 소득, 경제 활동상태, 직종과 같은 단일 차원의 지위 변수보다는 다차원으로 인식되는 다양한 요인의 총합이고 이에 따른 주관적 계층 간의 갈등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계층을 가르는 보이지 않는 요인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해하기 좀 어려운데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하자면, 객관적 지표로 볼 때 저소득층이 아닌 사람이 자신 스스로는 저소득층으로 규정하고 이런 자기 인식을 기준으로 타인들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소득 투명성 등 사회 신뢰도가 낮으면 인식에 있어서 실제보다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인식이 4점 만점에 3.22점,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4점 만점에 2.59를 기록할 만큼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층일수록 이러한 인식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법 집행의 불평등 수준이 부(재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사법·행정에 대한 불신을 보여 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한 인식이 마지노선을 넘어서면 사회의 아노미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셋째,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세대 내·세대 간 사회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다양한 징후들이 관찰되고 있다.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본인 세대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세대 간 이동의 가능성에 대해 저소득층 혹은 하위계층이 가장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넷째, 국가 개입과 복지 태도 등의 영역에서 중간층의 보수화, 혹은 자기 이해적 접근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중간계층의 경우 복지를 확대할 경우 세금을 더 낼 확률이 높지만, 취약계층 위주로 복지가 확대될 경우 자신이 복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점점 더 인지하게 되어 고소득층이나 중상층보다 더 소극적이거나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똑같은 국가 개입이라도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더 많은 동의를 표해서 대조를 이루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 이해적(self-interested)’ 관점에 부합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 보고서 내에서 다룬 '계층갈등 연관어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가장 빈도가 높은 게 "지역간"이었던 반면에 2000년대에는 "사람들", 2010년대에는 "양극화"로 나타났다. 계층 간 갈등도 시대 변화에 따라 관점이 이동했다는 걸 알 수 있다.

IMF 이전까지는 지역 차이가 큰 갈등 요소였다고 한다면 2000년대에는 정치권 등의 논란과 사건 사고, 집회 등을 거치면서 사회 지도층과 공직자 등에 대한 실망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2010년대에 들어서는 2000년대부터 지속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양극화라는 표현으로 변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매우 주관적인 개인이 사는 시대라고 하면 맞을까, 오늘날 우리 국민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가 달라지면 양보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배 개선과 함께 사회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을 시급히 찾지 않으면 불안정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박정원 기자/편집장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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