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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초안 낙제점이다!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닌 새로운 유형의 인물을 뽑아라

여야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단수공천에 이어 전략공천 지역의 후보가 속속 결정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선 지역의 결과 등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경선 지역 1차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나머지 경선지역에 대해서도 곧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를 거의 마무리 지어 가고 있다. 상당수 지역이 민주통합당 후보와 통합진보당 후보 간의 일대 일 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여야의 지역구 공천은 모두 끝나게 될 것이다.

공천의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비례대표들이다. 여야 모두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엄청난 내홍을 겪은 탓에 어찌 보면 비례대표 공천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정당 지지도 상승과 하락이 엇갈릴 수 있다. 민주당이 이미 사실상 전원 외부 인사들로만 꾸린 비례대표공천심사위를 구성해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불미스런 인상과 개혁공천 논란 등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패는 어떤 기준에 따라 누구를 공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통합당은 비례대표 후보 선정과 관련해 잠시 뉴스의 초점이 된 바 있다.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한 보수신문이 ‘민주통합당 총선기획단이 당 지도부에 보고한 19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 당선 가능권인 20명의 순위 명단’을 보도한 것이다.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의원이 이런 명단을 작성한 적조차 없다고 이를 즉각 전면 부인한 데다 이 명단에 들어있던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이 명단은 사실상 휴지조각처럼 되었다. 하지만 이 명단은 필자로 하여금 여야가 어떤 기준으로 비례대표를 선정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만약 민주당이 이 명단과 유사하게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한다면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 명단의 비례대표는 대표할 분야를 정해 놓고 여기에 맞춰 선정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언론에 거론됐거나 민주당 통합과정에서 일정 지분을 지닌 인물 위주로 뽑은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일부 분야는 여러 명이 후보로 올라가 있고 어떤 분야는 매우 중요한데도 아예 대표하는 인물이 없다.

평화와 남북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제이다. 따라서 이 분야를 대표하고 19대 국회에서 이 분야의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해줄 인물이 분명 필요하다. 당선 안정권으로 보이는 20번 안에 ‘통일의 꽃’이란 이름으로 한 때 불렸던 임수경씨와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이종석씨, 김근식 경남대 북한학과 교수 등 무려 3명이 이 분야를 대표해 명단에 올랐다.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1~2명을 줄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명단에 거론된 인물 가운데 후보를 반드시 고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 복지도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이며 이번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도 분명 비례대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와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의료관리학)가 나란히 안정권 명단에 들어있는 것은 그 개인의 역량과 걸어온 길을 모두 떠나 같은 분야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온 인물들이어서 겹치는 모양새다. 이들은 10여 년의 연배 차이가 나는 의사 선후배이며 서울대 보건대학원 선후배 사이다. 따라서 만약 복지 분야가 다른 분야와 달리 너무나 중요해서 다수의 인물들을 비례대표로 넣어야만 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그런 판단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이라면 의료복지 분야 외에 사회복지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를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대 국회에서는 종편, 미디어렙법, 방송의 권력 장악 등 손봐야 할 언론 분야가 많다. 따라서 언론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넣을 필요가 있다. 20번 내 후보 명단에는 최민희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과 신경민 전 MBC 앵커가 이름을 올렸다. 언론계 대표도 2명씩이나 필요한 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인물로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석행 전 민주노총위원장 등 양대노총의 전·현직 위원장 두 명을 내세웠다. 마찬가지 검토가 필요하다.

비례대표 후보 초안 보도 명단에 오른 노동계 대표를 비롯해 언론계 대표,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지낸 인물 등은 인지도도 높고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도 높아 이들 가운데 일부는 민주통합당 또는 야권의 당선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 전략공천을 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비례대표 후보 선정 때 아예 빠진 분야, 그러나 빼서는 결코 안 되는 분야, 즉 과학기술, 환경, 재벌개혁· 중소기업 살리기, 조세·재정, 교육 등에서도 그 분야를 대표하고 19대 국회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들을 당선 안정권에 넣을 수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경제의 든든한 뒷받침을 해줄 분야는 뭐니 해도 과학기술과 교육이다. 하지만 우리의 과학기술 발전은 극히 일부 분야를 빼곤 활력을 잃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과학기술계에서는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을 국회로 보내자는 청원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지 않은가. 또 교육은 우리의 희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많은 병폐가 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교육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의정활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벌개혁과 중소기업 살리기, 조세·재정 분야는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자리 창출, 소득 양극화 해소, 복지 확대 등을 위해 이번 19대 국회 때 반드시 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할 일이 태산 같다. 그리고 그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뚝심과 함께 전문가의 지혜와 지략이 필요하다. 민주통합당은 이 분야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을 한 바 있어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환경 분야만 해도 그렇다. ‘4대강이다’해서 환경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민주당은 줄기차게 이야기해왔다. 당연히 이 분야의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뽑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날이 갈수록 유해화학물질, 기후변화, 에너지, 원자력 문제 등 환경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생태와 반핵 등의 기치를 내걸고 녹색당까지 우리 사회에서도 태동하려는 것이 아닌가.

소외계층을 보듬는 것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대표는 물론이고 앞으로 한미FTA 등으로 불거질 농어촌의 피폐 등을 대변해줄 농어민의 대변자를 비례대표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

비례대표에는 모든 분야의 대표나 대변자를 소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꼭 넣어야 할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다. 예를 들어 의사는 두 명씩이나 넣으면서 농어민은 한 명도 넣지 않는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또 어떤 비난을 쏟아낼 것인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번에 해프닝처럼 치부되기는 했지만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대부분 나름대로 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오신 분들이다. 꼭 비례대표가 아니더라도 다른 형식으로 일할 기회가 있을 터이다. 또 이들 가운데 몇몇 분들은 전략공천 등으로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도록 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는 결코 친분에 따른 사람 위주로 후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비례대표 분야를 정해 놓고 그 분야에서 민주당 정강정책을 잘 따르면서 의정활동을 잘 해낼 수 있는 인물들을 뽑아야 한다. 서류만 보고 뽑을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복수의 후보를 놓고 철저한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를 뽑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이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과거 지향적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닌 인물들을 골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영향 속에 살고 있다. 생명공학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생활과 문화, 사고방식 등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이런 과학기술 사회를 잘 이해하고 그 사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들로 비례대표를 뽑아야 한다. 그것이 집권까지 생각하는 제 1야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의 원칙이요 법칙이다.

안종주 기자  jjahn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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